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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야에서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터무니없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비판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2일자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요구는 미국의 신뢰를 의심케 하는 모욕”이라며 “동맹을 돈으로만 바라보면 미국의 안보·번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미 전직 고위 관리들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미국의 욕심에 대한 한국인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 겁박이 한·미동맹 훼손은 물론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뚜렷해지면서 미 의회도 제동 걸기에 가세한 셈이다.


아산·진천 주민들이 반발한 데는 정부의 책임이 컸다. 격리시설 선정 단계부터 현지 주민들과 미리 소통하지 않은 것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후보지로 천안시를 검토하다가 아산·진천으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일시적으로 화가 치민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런 미숙한 대응이 다시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4·15 총선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으로 만드는 ‘미래한국당’이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다. 당대표로는 4선의 ‘원조 친박’ 한선교 의원을 낙점했다. 그는 지난달 2일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정말 죄송하다. 용서해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를 접었다가 한 달 만에 황교안 대표의 권유를 받고 다시 총선에 뛰어든 것이다. 20일 전 중앙선관위에서 사용 금지 통보를 받은 비례한국당 명칭에서 ‘비례’만 ‘미래’로 바꾸고 끝내 유권자를 우롱하는 위성정당을 강행하는 셈이다.


특히 재판부의 권고로 준법감시위가 설치된 것도 걸리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유리한 양형사유로 삼기 위해 내세운 것일 수 있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재벌그룹의 권한이 총수에게 집중돼 있고 외부인사들이 내부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할 수 없다. 준법감시위가 이벤트성 역할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우체국 집배원들의 근무환경은 ‘열악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집배원 노동조건개선 기획추진단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집배원 연평균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국내 노동자 평균노동 시간보다 30% 이상 많았다. 장시간 노동이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가중시켜 질병·사고로 이어질 것은 불문가지다. 이는 집배원의 산업재해율이 전체 노동자의 4배에 달한다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실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총 166명이 사망했다. 매년 17명의 집배원이 각종 질환과 사고로 세상을 뜨고 있다. ㄱ씨의 사고 역시 이 같은 집배원의 장시간·고강도 노동 구조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고객 절반은 반말을 해요” “예뻐서 그러니 술을 따라보라며 신체를 접촉했어요” “우울감에 수면 시간이 배로 늘어났고 자주 울었어요”. 청소년노동조합인 청소년유니온이 청소년노동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사례와 설문조사 결과는 참담했다. 청소년노동은 늘어나고 있지만,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일터에서 성희롱과 폭언, 폭력 등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의 동북아 철도공동체 구상은 빈사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모멘텀을 살려내겠다는 충정으로 해석하는 게 온당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대북 제재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간접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대북 제재 문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남북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을 한 지 26일로 1년을 맞지만 후속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발생 5년이 지났지만 핵심 진상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꾸려진 1기 특조위는 ‘세금도둑’이란 막말 등 정부·여당의 공공연한 흔들기로 조사 기간 내내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여론 비판이 검증토토 일면서 세월호참사특조위와 가습기살균제국정조사특위의 미진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한 ‘사회적 참사법’이 2017년 말 통과됐고, 이에 따라 지난해 2기 특조위가 토토놀이터 꾸려졌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반드시 잡겠다.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 상승은 원상회복돼야 한다”는 긴 목표를 제시했다. 가격 안정을 넘어 급등한 집값을 집권 초 시점으로 돌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서민들의 좌절과 실수요자 고통을 생각하면 올바른 방향 정립이다. 고가 아파트를 겨눈 ‘12·16대책’ 파장이 저가주택·전세로 튀지 않게 금융 대출·재건축 규제·세금까지 ‘적시·고강도’ 처방을 주저해선 안된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조직문화 개선에 앞장서면 더 신뢰받을 것”이라고 했다. 인사권·수사권이 분리돼 있음을 상기시키고, 윤 총장도 “(인사 갈등) 한 건으로 판단하지 않겠다”고 거듭 신임했다. 청와대·법무부와 검찰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란 여론과 대통령 지시를 무겁게 새길 때다.


세밑의 시선은 26일 조 전 장관 영장심사에 모아질 듯하다. 심리는 유 전 부시장을 구속시킨 판사가 진행한다. 조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를 보는 정치의 결은 갈렸다. 민주당은 “검찰권 남용과 정치적 행태에 대한 맹성”을 촉구했고, 한국당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유재수 사건에서도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보도가 계속됐다”는 우려를 내놓은 터다. 이제 법의 판단이 시작된다. 법원은 길었던 공방에 휘둘리지 말고, 증거와 법과 양심에 따라 결정하기 바란다.


관계 정상화를 위해 중국은 한국행 단체관광 제한조치나 한류금지 등 한한령(限韓令)도 철폐해야 한다. 때맞춰 한류스타의 내년 중국 공연 추진 소문이 돌고 있는데, 성사되기를 희망한다. 중국 정부의 고압적인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방한에서 왕 부장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여러 차례 비판했는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한국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동북아 배치 추진과 관련해 “한국 본토에 배치한다면 어떤 후과를 초래할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한국인들을 불쾌하게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한·중관계의 정상화는 상호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바탕을 둬야 한다.


이런 상황이니 한국당 안팎에서 위기론이 쏟아지는 건 당연하다. 홍준표 전 대표는 “요즘 돌아가는 것 보니 우리 당은 안락사당할 것 같다”고 했다. 전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3선 중진 여상규 의원은 “당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데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비판은 당은 위기인데 지도부는 장외집회 등 낡고 상투적인 대여 투쟁만 되풀이하고 기득권 고수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통합과 쇄신,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있느냐는 불만이다.


북한도, 미국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상대방의 패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강 대 강’ 대치는 소모전일 뿐이다. 양측이 조금만 열린 태도로 나선다면 극적인 타협을 이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수세력이 지칭하는 ‘좌파교육감’의 본격 등장은 2010년부터다. 3년마다 치르는 PISA 평가에서 이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따지려면 2012년 시험부터 얘기해야 한다. 2012년은 2009년보다 성적이 대폭 올랐다. 그 뒤 2015년 시험에선 대폭 떨어졌고, 2018년은 소폭 반등했다. 일관된 하향 추세가 아니다. 보수언론이 주목한 ‘모든 과목 1위 중국’은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4개 도시만 참여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비교 대상인지 의심스럽다. 훌륭한 교육으로 자주 소개되는 이스라엘이 3개 영역 모두 하위권이라는 점은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대사는 본국과 주재국의 입장을 두루 헤아리며 관계를 증진하는 교량역할을 해야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주재국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고압적 언행으로 말썽을 빚어왔다. 그럼에도 자성하지 않고, 문제 발언을 되풀이하는 것은 한·미동맹마저 해칠 우려가 있다.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추진은 북·미관계가 장기교착되는 상황을 감안한 고육지책이다. 통일부 관계자가 밝힌 대로 대북정책은 한국의 주권 행위라는 점을 해리스 대사는 해외놀이터 명심하고 자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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